구산성지 가기 전에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엄마랑 저랑 둘 다 환자이다보니 어떤 변수 때문에 힘들어지는 일이 적도록 미리 교통이나 동선 같은 것을 조사를 해보고 다 정해서 움직였어요. 그렇게 검색하고 정보를 모으던 중에
구산성지에 대해 공통적으로 나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숲 사이에 있는 성지이지만... 심지어 신자가 아닌 사람이 들러도 경건함이 느껴진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구산성지에 가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대략 20년 전에도 잠깐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때는 한참 공사중이어서 어떤 곳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의 글이랑 사진을 보는데 사진만 봤을 때는 그 정도로 어떤 경건함이 있을까? 잘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텅 빈 공간이 나오는데요. 그 공간을 보는 순간 마음이 툭 떨어지면서 어떤 내면의 무엇을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과거에 이런 경험들 때문에 성당 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성당 다니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제가 종교에 현실도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현실세계에서도 작은 성과라도 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일에 매달리는 사이, 특히 코로나로 성당을 안 나가면서 뭔가 이런 마음들을 잃어버리고 마음의 중심을 조금은 잃은 느낌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서 투병에 지친 것도 뭔가 내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싫게 된 이유겠네요.
그러다 구산성지라는 "공간"의 힘을 빌려서 경건함과 거룩함의 힘을 느끼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힘에 기대어서 저도 힘을 내고 내 마음의 힘을 길러서 몸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에 사진을 올리려고 이 사진들을 고르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와는 상관없이 내가 혼자서 고요히 쉬고 싶을 때 한번쯤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댓글목록
TimtheBeaver님의 댓글
전 언제 어디서든 성당에 들어서면 느낄 수 있는 경건함과 순수함이 좋아요. 물론 제가 있는 이곳은 굉장히 작은 공동체여서 일종의 책임감 및 의무감도 있긴 하지만.. 미사시간이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으로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작게나마 평안과 기쁨을 찾으셨기를 바라며, 늘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즐거운여우님의 댓글
대댓글호수형제맘님의 댓글
즐거운여우님의 댓글
대댓글요세미티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