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두 행복한 금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이곳은 정말 예측이 불가능한 날씨의 연속입니다.
어제는 늦가을의 한가운데 있었는데 오늘은 한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그런 날이었네요.
아래 요세미티님이 올리신 테네시 총기허용 관련 기사를 보니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오르네요.
source: https://www.compliancesigns.com
지금 살고있는 이곳으로 이사온 후에 가장 놀랬던 것이 바로 음식점, 술집마다 붙어있던 이 표시입니다.
그 이전에 살던 지역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생소함과 약간의 무서움까지 들게 했던 문구였죠.
'아.. 이 지역에선 사람들이 다 총을 들고 다니나보다.. 내가 서부시대로 온 것인가...'
아직까지 이 지역에선 총기휴대를 위해선 총기휴대면허가 필요하단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지만, 최근 앨라바마와 조지아가 총기휴대 자유화에 동참하며, 약 21개주에서 아무 제약없이 총기를 휴대하고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연 모든 사람들이 제약없이 총기휴대를 할 수 있다면 더 안전해 질까요 아니면 더 위험해 질까요.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미국을 떠들석 하게했던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9.11 이후 미국내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압력솥을 이용한 폭탄 테러였죠.
아마 한국에 계신 분들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이고, 영화로도 제작이 되습니다.
(하지만, 전 이 영화는 보지 않았습니다. 인성 개차반, 인종차별주의자 주연배우 개XX..)
source: IMDb
만약 여러분이 총을 들고 활보하는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생각을 할 것 같으세요?
'아.. 내가 총만 있었어도 영화마냥 멋지게 싸울텐데..' vs '아.. 제발 아무일 없이 지나가라.. 무서워..'
아무리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온 분이라도 이런 상황에 맞닥드리면 열이면 열 모두 후자가 될 것 입니다.
이건 사격훈련이랑 전혀 다른 실제로 내 목숨이 걸린 상황이거든요.
저 테러가 있을때 테러범들은 시내에서 폭탄테러 후 이곳저곳을 헤집으며 도주했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경찰과 총격전으로 경찰 한명이 죽었죠.
10여년전 저는 늘 그렇듯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오피스로 나와 하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9시경 갑자기 오피스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습니다.
P (전화) '나 XX인데 지금 거기 누구누구 있어? 얼른 걔들 다 데리고 창문이 없는 곳으로 가서 숨어 있어'
M (나) '네? 갑자기 그게 무슨??'
네.. 그렇습니다. 정말 운이 없게도 전 테러범들과 경찰의 총격이 일어나던 그 시간 바로 옆건물에 있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건물 앞에 살짝 나가봤는데 뭐랄까.. 무거운 공기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총을 든 경찰관들이 여기저기.. 그중 한명은 저를 보더니 얼른 다시 건물로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그 길로 저는 같이 있던 4명의 친구들과 창문이 없는 골방으로 들어가 쥐죽은 듯이 숨어 있었습니다.
불도 끄고, 서로의 대화도 하지 않은채, 그냥 하염없이 그 지옥같은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제 아내도 소식을 들었는지 전화를 계속했고, 저는 문자로 대충 상황을 전했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새벽 4시가 되어서야 골방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밤이 되서야 뉴스에서 테러범들의 검거현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죽은 경찰관은 제가 있던 곳에 소속된 경찰관이었는데 장례식때 부통령이 참석하더군요.
이 사건 이후 저는 한동안 gunman에 대한 트라우마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비록 제가 총격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었지만, 숨어있을 때의 그 공포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더군요.
작년에 처음 친한 형님과 사격연습장에 갔었습니다.
처음 사격장에 들어서 총소리를 들었을때 왠지모를 두려움이 좀 들더군요.
하지만, 몇번 사격을 한 이후로는 공포심이 아닌 과녁이 잘 맞지않는 것에 대한 짜증만 늘고 있습니다 ㅎㅎ
(여담이지만, 권총은 정말 잘 안맞습니다 lol)
예전에 같이 일하던 한국친구에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출근하면, 집엔 아내와 5살, 1살 애가 남아있죠.
어느날 아침, 총을 든 무장강도 3명이 그 친구가 출근 후 그 집에 들어가 금품을 갈취했습니다.
그 친구 아내는 절대 강도들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그 후, 제 친구는 바로 총을 구입하더군요.
그런데요.. 만약 무장강도가 들었을때 그의 아내가 총을 휴대하고 있었다면,
과연 강도를 당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더 큰 피해를 입었을까요.
엔플라잉의 Flower Fantasy 들으시면서, 오늘 금요일을 불타는 금요일로 만드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jYHB-ak6d94
댓글목록
신급시우님의 댓글
TimtheBeaver님의 댓글
대댓글호수형제맘님의 댓글
TimtheBeaver님의 댓글
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