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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장문의 글 폭탄) 3월 31일 일요일: 네 가지 안건을 동시에 진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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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조회 6,452회 작성일 2024-04-01 0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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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동안 저는 제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과 관련해서 네 가지 안건을 동시에 진행했어요. 

 

1. 우리 독서 모임은 앞으로 어디서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가?

(이건 사실 클리앙 붕괴 당일부터 고민하고 횡설수설했던 부분입니다.)

그동안은 클리앙 온라인 독서 모임이라는 정체성이 있었거든요. 다만 회원을 클리앙 모공을 통해 모집하는 거지

나머지 운영은 오픈카톡방에서 했어요. 그러다 제가 클리앙을 안 하게 되니까 이제 우리는 어디서 신입회원을 모집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우리 모임 정체성에 대해서 저는 고민을 해야했죠. 마침 4월이 새로운 분기라 기존 회원들 중 그만둘 분 그만두시고 남을 분들 인원 새어서 필요한 인원 충원할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사실 클리앙 커뮤니티에서만나는 분들이 유독 훌륭해서(학구적이고 진지하고 진취적입니다. 뭐든 열심이시고요)

클리앙에 남아있으면서도 제가 언젠가는 클리앙을 떠날 거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온라인 독서모임 바다의 별이 그냥 오픈 카톡 모임이 되고 회원모집은 문토나 소모임 같은 어플에서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 저는 평소 제가 이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저 혼자 미친 생각을 한 건데요.

회원들에게까지 그렇게 하자고 하고요. 우리가 이제 그냥 온라인 독서모임 "바다의 별"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제가 사이트 오늘이 너무 마음에 들고 여기 카테고리를 키우고 싶으니 우리가 여기 카테고리 게시판을 이용하자. 꼭 오늘에서 강제로 활동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오늘에 들어오게 되면 다른 클리앙 파생 커뮤니티에서 회원 모집을 하기는 어려울 수 있잖아요. 결국은 다른 사이트니까요.

거기에 어떤 분들은 제가 다모임에서 책읽는당 같은 걸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더라고요.  다만 저는 사실 회원모집을 위해서는

그리고 제 주력 커뮤가 레딧 모공이니까 회원 모집만 생각하면 레딧 모공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커뮤니티 안에서만 회원을 모집해야 한다면요)

그때 까지만 해도 저는 오늘 운영자님에게 죄송해서 레딧모공으로 가겠다는 말은 못하겠고

그냥 일단 오픈카톡 모임으로 있으면서 아직은 대피소 오픈카톡이랑 텔레그램이 유지되니까 일단은 거기서 몇명 구해보자고 하고

이 안건으로 투표까지 했는데.요

딴지로 가신다는 분이랑 아직은 갑자기 커뮤니티 못 결정하겠다는 분이 일단은 신규모집 안 하고 천천히 있으면 안 되냐고 해서

전수조사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운영자님께 제가 여기에 카테고리 만들겠다고 한 말 번복한 것을  사과하려고 쪽지 기능을 물어봤었어요.

아마 이 글을 보실 것 같아서 여기에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2. 4월 책 후보 마감과 투표

보통 때 같으면 2분기(4~6) 계속할 회원 전수조사 하기 전에 우선 다음달 책은 다같이 투표합니다.

앞으로 다음달에 계속하지 않더라도 먼저 한 선배로서 후배들을 격려하는 차원(?)으로 후보 중에 좋은 책 뽑아 달라고 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1번에 대한 의견이 회원들끼리 다 엇갈리고 나보고 왜 그렇게 빨리 결정을 하려고 하냐 

20년 동안 한 커뮤니티를 어떻게 한 번에 다른 데로 바꾸냐 좀 천천히 생각해 보고 싶다 등.... 이 문제는 남을 인원끼리 회의를 해야 해서

이번에는 계속 할 인원 전수조사 부터 먼저 하고 책 투표도 남는 인원끼리 하기로 했어요.

 

3.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책 발제를 2시 30분까지 올리고 7시 30분에 토론하기

이 부분이 제일 어려우면서도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모임에서 선정되지 않았다면 이 책을 굳이 읽지 않았을 것 같고

읽더라도 이렇게 깊이 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발제를 해야 하니... 저는 미술도 잘 모르는데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도대체 뭔지 파악하느라 애를 써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깊이 읽게 되었구요.

하지만 정말 소름인 건 이건 이제 토론 때 알게 된 건데요. 저는 이 책을 마저 읽고 발제를 해야 하는 와중에 주중에 클리앙이 그렇게 붕괴가 되고 아니 붕괴고 뭐고 상관없이 나는 더이상 여기서는 못하겠다고 떠나기로 결정을 하고 독서 모임 내에서도 아래에 적을 4번

(앞으로 계속할 회원 전수 조사)까지 동시에 하려니 이 책 원제를 알아볼 생각을 안 했는데요.

원제는 한국말 제목과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한국어 제목과 원제가 달라서 제가 처음부터 만약 제목만 원제 그대로였어도 하지 않았을

기대를 해서 주제를 파악하기 힘든 거였어요. 원제는 그냥  All the Beauty in the World입니다. 한국어 제목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이고 카피도 "잘 나가는 뉴요커 기자가 자신의 결혼식 날이 형의 장례식 날이 되어 직장을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으로 10년을 보낸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저자 자신이 겪은 고통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깊이 있게 나오고 이게 책의 핵심일 것 같잖아요? 가족이 아닌 본인의 이야기이지만 "마음이 원하는 대로"나 "숨결이 바람될 때" 같은 에세이들이 다 자신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고요. 그런데 이 책에는 그냥 자기 미술관 동료들이 얼마나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분위기인지랑 미술관 작품들에 대한 단편적인 단상 위주예요. 물론 맨 마지막 챕터에 "인생에서의 예술의 의미"에 대한 견해가 정리되어 제시되긴 합니다만...

아무튼 원제가 "All the Beauty in the World"인 걸 알았더라면 왜 자기의 고통이나 극복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가 없고 다 작품이나 주변 동료들에 대한 자잘한 이야기들인지... 저자의 의도를 잘못 파악하는 일이 아예 없었을 것 같아요.

원제도 "All the Beauty in the World"이지만 독서 토론 중 어떤 분이 원래도 이 분이 잡지사 기자였으니까 작품 소개도 좀 잡지식이었을 거란 말도 주셨습니다.

 

4. 2분기에도 하실 회원 전수조사 

총 11명 중 2분이 개인 사정으로 떠나시고 9분이 남았습니다.

한 분은 작년 1월에 같이 창립한 멤버인데 올해들어 석박사 과정이 바쁘셔서 떠나시고

다른 한 분은... 저랑 인연이 깊은 분이에요. 제가 10년 전에 클리앙에서 그때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운영했는데

거기서 만나서 결혼하신 분이시거든요. 이 분이 오랜만에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다시 독서모임을 하시면서 독서토론 즐겁게 했는데

워킹맘의 무덤 초1 입학으로 독서 모임을 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두 분을 보내드리고 9분이 남았는데 다들 너무 진지하고 책을 통해 많이 배우려는 분들이어서

요 며칠 이렇게 고생한 것이 전혀 수고스럽지 않게 느껴졌어요.

그 정도로 오늘의 토론이 좋았습니다.

 

"오픈카톡 모임으로 클리앙 파생사이트에 회원모집 공고를 내면서 함께 하는 오늘 카테고리를 이용하고 함께하는 오늘 사이트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해괴한 생각"에 대해 오늘 사이트 운영자님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갑자기 클리앙이 붕괴되면서 이제는 이렇게 좋은 분들을 어디서 만날까 하는 생각에 저도 맛이 갔었던 것 같아요.

용서해주시면 여기에 매일 글 쓰겠습니다. 주로 제 하루의 반성이 되고 그 속에 책 이야기나 제 일 이야기도

학생의 익명성이 지켜지는 선에서 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가 했던 해괴한 부끄러운 판단 미스에 대한 결론이 아직은 유보되고 있다는 것과, <나는 매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토론을 통해 예술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배웠 것을, 나의 오늘을, 창피하지만 여기에 적습니다.

 

댓글목록

요세미티님의 댓글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글에서도 고민한 흔적이 느꺼지네요. 너무 마음 쓰실 것 없어요. 사이트를 옮기고 결정하는 것 도 기존 맴버와 당연히 협의 과정이 필요한 거죠. 그 과정에서 처음 생각과 달라질 수도 있고요. 백번이고 천번이고 이해합니다.

우리에게 오늘이 오는 한 커뮤니티 오늘은 어디가지 않습니다. 함께하는오늘은 추후에 커뮤니티가 더 활성화 된 후에 시작해도늦지 않으니 염려마시고 하고 있던 활동을 이어가세요^^ 독서토론 내용과 글을 보니 그곳에서 얼마나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날마다 글을 적어주신다니, 의무감으로 그러진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 뭐든 강제가 되면 창의성이 떨어지고 재미도 떨어지고 불편해지잖아요 ㅎㅎ 오늘이 존재하는 취지와 맞지 않아요. 편하게 오늘을 산 나의 오늘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ㅎㅎ

마지막으로 이렇게 마음써 주시고 고민한 내용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모바일 기기에서 보니 글씨크기가 좀 작습니다. 에디터로 글 쓰실 때 10pt로 고정하지 마시고 기본값으로 두시면 css에서 지정한 크기로 알아서 나오니 글씨크기를 기본값으로 두고 글 작성 하는 걸 권장 드려요.

실직양파님의 댓글

해괴할거야 있나요. 다들 입장차이가 있는걸요 ㅎㅎㅎ

순리대로 하시면 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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