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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살 수 있지만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다'는 설정에 고찰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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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조회 4,057회 작성일 2024-04-20 23: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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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이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수술을 하면 살 수 있지만, 이전의 모든 기억을 잊게 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 상황을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았습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을 잊게 된다면, 그게 과연 나일까? 그건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나라면 그 수술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내가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저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본인은 그래도 수술을 할 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난 수술을 하지 않을 거다. 기억을 잊어버린 나는 더 이상 나가 아니다."라고요.

그러자 아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이기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그냥 갈 수 있냐고...

이 말을 듣는데 바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과의 삶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제 행복이었습니다.

비록 모든 기억을 잊어버려 더 이상 지금의 내가 내가 아닐지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그 삶이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처음 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지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다면 새 인생도 행복할 거고 꽤나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수술을 받아 새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또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수술을 하지 않아 죽는 것이나 기억을 잊어버려 내가 내가 아닌 것은 지금 생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에서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이고,

기억을 잊어버린 후에 계속해서 살 수 있다는 것은, 그냥 죽는 것과는 달리 추가로 기회와 시간을 얻게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수술하는 게 백 번 천 번 맞는 것이네요.

댓글목록

신급시우님의 댓글

수술안하는거보다 하는게 낫죠. 기억을 잃을지도 모른다지 무조건 잃는것도 아니니 말이죠.
가족이라는 사람들과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가는거 힘들겠지만 그거대로 소중한일이라 봅니다.

즐거운여우님의 댓글

그 드라마를 안 봐서... 그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게 어느 정도의 기억상실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는 지금의 제가 되기까지 나름 힘들게 온 거라서... 그렇게 많은 실패와 고통(?)을 겪으며 흑역사를 겪으며 배운 것들을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진 않아요. ㅠㅠ 저는 가톨릭 신자이긴 한데 세상은 고통의 바다라고 생각하고 염세적입니다. 다만 신자이다보니 ㅎㅎㅎㅎ 적극적 안락사 같은 건 선택할 수가 없을 거라서..... 무의미한 연명치료 같은 건 신자여도 거부할 권리가 있을텐데요.
어쨌든 잘못하면(?) 90대까지 살아야 할 수도 있어서 ㅋㅋㅋㅋㅋ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하루를 살아도 지금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거겠죠.

TimtheBeaver님의 댓글

저도 이 드라마를 안봤지만 수술을 해서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수술을 할꺼 같습니다. 반대의 경우라도 당연히 수술을 권유할꺼 같구요.
기억은 신의 선물이고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고 했던가요. 신의 축복을 좀 과하게 받은 후, 신의 선물을 천천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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