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이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수술을 하면 살 수 있지만, 이전의 모든 기억을 잊게 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 상황을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았습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을 잊게 된다면, 그게 과연 나일까? 그건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나라면 그 수술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내가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저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본인은 그래도 수술을 할 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난 수술을 하지 않을 거다. 기억을 잊어버린 나는 더 이상 나가 아니다."라고요.
그러자 아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이기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그냥 갈 수 있냐고...
이 말을 듣는데 바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과의 삶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제 행복이었습니다.
비록 모든 기억을 잊어버려 더 이상 지금의 내가 내가 아닐지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그 삶이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처음 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지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다면 새 인생도 행복할 거고 꽤나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수술을 받아 새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또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수술을 하지 않아 죽는 것이나 기억을 잊어버려 내가 내가 아닌 것은 지금 생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에서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이고,
기억을 잊어버린 후에 계속해서 살 수 있다는 것은, 그냥 죽는 것과는 달리 추가로 기회와 시간을 얻게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수술하는 게 백 번 천 번 맞는 것이네요.
댓글목록
신급시우님의 댓글
가족이라는 사람들과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가는거 힘들겠지만 그거대로 소중한일이라 봅니다.
즐거운여우님의 댓글
어쨌든 잘못하면(?) 90대까지 살아야 할 수도 있어서 ㅋㅋㅋㅋㅋ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하루를 살아도 지금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거겠죠.
TimtheBeaver님의 댓글
기억은 신의 선물이고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고 했던가요. 신의 축복을 좀 과하게 받은 후, 신의 선물을 천천히 받겠습니다~